광주 FC는 시즌 내내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주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정효 감독의 선진적인 전술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들의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뒷받침되며 팀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기세로 광주는 K리그1에서 3위에 위치하며 상위스플릿에 포함되었다.
이제 광주는 잔류가 아닌 ACLE 진출을 노리며 남은 경기들을 치루어야한다.
울산은 남은 5경기에서 승점을 5점만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짓기에 이번 경기를 이기고 다음 ACL 일정을 준비하는 최고의 결과를 얻고자 했다.
10월 21일 토요일,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경기가 있었다.
이 경기 직전까지 광주와 울산은 3번을 만났다.
첫 두 경기는 울산이 승리를 가져갔으나 3번째 경기부터는 광주가 울산을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전 약간의 비가 내렸고, 그 동안 해가 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기온이 낮은 상태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1. 스타팅 라인업
홈팀인 광주FC의 스타팅 라인업은 여전히 부상인 티모와 부상 이후 몸이 올라오지 않은 이민기, 징계로 인해 안영규가 빠지게 되며 수비라인에 큰 변화가 있었다.
김승우가 올시즌 리그 선발 첫 경기를 치르게 되었고 티모 대신 아론이, 레프트백에는 두현석을 옮기지 않고 이순민을 배치하였다.
또한 교체명단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이희균이 이름을 올리며 광주에게 꼭 필요한 자원 한 명이 돌아와 그나마 마음 한 켠의 짐을 덜게 해주었다.

광주FC 스타팅 라인업
울산은 U22인 장시영과 강윤구를 양쪽 윙어에 투입하였고 3미들을 김민혁, 아타루, 이청용이 형성하였다.

울산 현대 스타팅 라인업
2. 잘 준비한 울산
광주는 여러 빌드업 체계를 가지고 있다. (https://blog.naver.com/jsj4489/223039078827 여기서 다룬 다른 빌드업 체계 참고)
울산전의 경우 빌드업을 하프라인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울산은 최전방에서 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광주는 대부분 페널티 에리어에서 빌드업이 시작되었다.

광주의 후방 빌드업
광주는 팀 페널티 에리어 부근에서 후방빌드업을 시작 시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이 상대방을 끌고 내려옴과 동시에 톱 한 명(주로 왼쪽 톱)이 좌측 미드필드 존에 가담하며 숫자싸움에 가담해준다.
이 때 중앙 미드필더와 풀백들이 중앙과 터치라인을 유기적으로 오가며 상대방이 마크맨을 놓치거나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게끔 유도하고 그 공간을 광주가 역이용 할 수 있게된다.
상대방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발생하는 공간과 여러 상황들을 이용해 후방에서 연결된 볼의 흐름을 살려 턴을 하거나 원터치로 연결 후 빠르게 카운터를 쳐 마무리를 짓는 과정을 자주 볼 수 있다.
울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을 밀집시켰다.

울산의 전방압박 대형
중앙을 통제해 광주가 사이드로 공을 보낼 수 밖에 없게 유도했고, 사이드로 볼이 간다면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전방에서의 탈취를 통한 숏카운터를 노리고자 했다.

울산의 압박대형
왼쪽의 장시영을 중앙으로 좁히고 유사시에는 두현석에게 바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배치를 가져갔다.
강윤구와 장시영의 기용은 이들의 높은 에너지레벨을 이용해 광주를 압박하는데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중앙에서 바깥으로 볼이 돌더라도 이들의 속도와 체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해봄직한 도전이 되었다.
광주는 이런 울산의 압박대형으로 인해 사이드로 볼을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왼쪽에서 역발 인버티드 풀백으로 나온 이순민은 울산의 좁은 수비대형으로 인해 주발 각으로 좁혀도 패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특히나 숫자 싸움을 위해 전방에서 상대방을 끌고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압박 숫자를 더 추가해버려 더 독이 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럼에도 광주는 이미 확실한 체계와 동선이 있었고 상대방을 압박을 벗겨낼 수 있는 온더볼 능력이 있었다.
토마스의 그 능력은 꽤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던 광주에 있어 하나의 루트가 되었다.
다만 볼을 몰고 나와 연결하는 과정에서 평소보다 선수들의 터치와 패스에 실수가 더 많았고 전환국면에서 빼앗기는 경우가 잦았다.
비로 인해 미끄러워진 것도 있었겠으나, 이는 울산이 설령 압박이 풀리더라도 후방 자원들의 지연시키는 능력과 함께 전방 자원들이 빠르게 재압박을 시도하는 활동량과 속도가 뛰어났고 설령 후방까지 밀려나더라도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능력이 이를 막아세웠다.

울산의 압박 적극성
이는 바코와 엄원상이 교체되어 나왔을 때도 기조가 유지되었다.
볼키핑과 드리블 능력이 좋은 바코는 울산의 점유를 유지함과 동시에 광주의 수비라인이 더 뒤로 물러나게끔 하였다.
실제로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적극적으로 들어오며 많은 슈팅을 시도했다.

바코의 경기기록
아타루는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경기운영 모든 부분에 참여하였다.
전방에서의 압박과 후방 빌드업에도 참여하며 넓은 활동반경을 보여줬다.

이 날 아타루의 활동반경
울산은 빌드업시 볼을 잘다루고 시야가 넓은 이청용, 아타루가 투 볼란치를 형성, 젊고 에너지레벨이 높은 김민혁은 전방으로 올라가 빌드업에 참여하기 보다 세컨볼에 대한 재압박과 공간으로 뛰어나가는 움직임을 맡겼다.

울산의 빌드업 대형
이청용은 3선과 4선을 가리지 않고 포지셔닝을 가져갔으며, 후방대형은 3-2, 3-1 또는 골키퍼가 참여한 4-1, 4-2 대형을 만들었다.
3. 광주가 준비해온 것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광주는 433 형태로 중앙을 좁혔다. 섣불리 전방압박을 시도하기 보다 자리를 지키며 울산이 사이드를 통해 전개를 하게끔 유도했다.
울산이 대부분의 경우 3백을 형성하여 빌드업을 가져가기 때문에 전방에 3명을 놓아 압박 거리를 짧게 하였고 울산이 공을 사이드로 보내면 점점 조여들며 울산의 실수나 롱볼을 유도하였다. 또한 조현우의 발밑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공이 조현우에게 가더라도 사이드로 볼을 보내게 하거나 걷어내는 것을 유도해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울산은 이 수비대형을 벗겨내기 위해 센터백이 풀백에게 연결하면 중원과 윙어가 그 부근으로 모여들어 숫자싸움을 통해 후방을 빠져나오거나 전방으로 롱볼을 뿌려 세컨볼 싸움을 거는 시도를 했다.

김기희와 김영권의 패스가 누굴 가장 많이 향하였나?
그 와중 울산이 무리하게 중앙을 통해 들어오자 바로 압박을 가해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드는 장면도 발생했다.

울산의 무리한 중앙전개 시도
중앙을 통해 전개하는 것은 확실히 상대에게 위협적이지만 상대팀의 수비 대형과 조직력이 뛰어나거나 실수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역습을 당하기 십상이다.
위 장면도 이청용이 중앙의 길을 보고 공을 전달했으나 광주의 토마스가 더 빠르게 반응하여 압박에 성공하고 곧바로 역습을 당하게 된다.

공 탈취 이후 바로 숏카운터를 시도하는 광주
엄지성이 완벽한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조현우에게 막히게 되며 울산이 실점을 기록하진 않았지만, 광주가 어떤 것을 준비해왔는지 위 장면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울산의 지공으로 공이 파이널 써드까지 투입되면 광주는 박스까지 완전히 내려앉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박스 안을 꽉 채운 광주의 수비
울산 공격자원 중 주민규 외에는 박스 내에서 높이 강점이 있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높이 싸움에서 광주를 이기기는 쉽지않았다.
또한 광주의 수비수도 많이 분포되어있어 설령 세컨볼이 울산 선수에게 떨어져 슈팅으로 연결하더라도 선수들에게 블락되는 장면이 상당히 많았다.
심지어 그 블락을 뚫어내더라도 이준 골키퍼가 엄청난 선방을 보이며 울산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블락당한 슈팅 숫자(하늘색 울산)
하지만 결실은 맺은건 광주였다.
후반 87분 경 팀의 후방에서 볼을 탈취해 역습을 이어가려던 이동경이 드리블에서 실수를 범했고, 광주가 이를 탈취하며 순간적으로 광주의 선수가 한 명 더 많은 상황이 발생했다.

시퀀스 1
공은 마크맨이 없던 이희균에게 연결되었고 극찬 받아 마땅할 퍼스트터치를 통해 광주의 공격국면으로의 전환이 매우 빨라지게 만들었다.

시퀀스 2
이를 보고 라인 브레이킹을 곧바로 시도하는 이건희의 움직임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짧은 순간에 두 선수가 완벽한 판단을 해냈고, 그 사이 준비되지 않았던 울산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시퀀스 3
울산과 광주 두 팀 모두 자신들이 준비해왔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경기였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방심했던 울산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4. 정리하며
후반기 들어 계속해서 하락세를 타고있는 울산이 이번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리그 우승까지 4경기 중 승점을 5점 만 얻으면 되기에 여전히 여유로운 상황은 맞다.
하지만 ACL 또한 참가 중이기 때문에 토너먼트를 위해 승리를 통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할 이유가 있다.
한동안 혹평을 받던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는 잘 준비해왔다고 생각한다.
광주의 장점을 최대한 억제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발생하는 시퀀스들이 정말 잘 연결되었다.
울산의 경기를 자주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에 대한 평가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번 시즌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울산을 만든 홍명보 감독이기 때문에 그가 남은 기간 동안 팀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조용히 지켜보고자 한다.
광주는 계속해서 승을 쓸어담고 있으며 경기력 또한 극찬을 받고있다.
이정효 감독은 스쿼드를 완전히 장악한 것 처럼 보이며 선수들은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이 입력되어있는 것 처럼 움직인다.
광주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내년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 되었다.
필자가 K리그를 올해 입문하게 된 것도 이정효 감독이 만든 광주의 경기를 보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유럽 상위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경기를 본인만의 스타일로 접목시켜 팀에 이식했다.
광주는 팀의 발전, 선수들의 발전, 감독의 발전을 보는 것이 상당히 즐겁게 느껴진다는 말로 끝을 맺으며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출처: https://www.sofascore.com/team/football/ulsan-hyundai/7653
영상자료: 쿠팡플레이(캡쳐 장면이 문제될 시 전술판으로 대체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