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일요일 23/24 PL 2라운드 토트넘 vs 맨유 경기.
토트넘이 홈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맨유를 상대로 3년만에 승리를 가져갔다.
이 승리는 단순한 승리가 아닌,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전술적 의구심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토트넘 감독, 선수, 팬들에게 매우 기분 좋은 승리였다.
토트넘은 맨유를 어떻게 이겼을까?
먼저 스타팅 라인업부터 확인해보자.

양 팀의 스타트 라인업
맨유는 1라운드에서 안좋은 모습을 보였던 가르나초를 다시 한 번 기용했다.
토트넘은 RB가 포로, RCM이 사르로 바뀌었다.
1. 실수를 노리다
토트넘은 빌드업 시 프리시즌부터 연습해온 1-2-3-5 구조를 그대로 구사했다.
윙백이 좁힘과 동시에 메디슨이 적극적으로 후방에 가담해 1-2-1-3 구조를 만들어 맨유의 카세미루를 계속해서 끌어내는 모습들도 자주 나왔다.
맨유는 토트넘의 후방 빌드업에 대응하기 위해 맨마킹을 준비해왔다.
최전방에서는 2vs3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센터백들과 키퍼에 대한 적극적인 압박을 자주 구사하지는 않았고, 브루노와 래시포드가 돌아가면서 비수마를 마킹 및 패스 길목을 적절히 차단함과 동시에 토트넘이 중앙을 통해 전개를 이어갈 수 없도록 방어하고자 했다.

윙백들은 윙어들이 마킹하고, 상황에 따라 센터백까지 압박할 경우 미드필더가 마크맨을 잡으러 와주며 유동적으로 변화를 주었다.

위 장면은 마운트의 압박 타이밍이 약간 늦은 것 같아보이나, 포로가 턴을 제대로 하지못하면서 맨유가 압박을 성공해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전은 이런 식으로 맨유가 토트넘의 빌드업을 잘 방해하며 탈취를 통한 숏카운터를 치거나,
1라운드에서 볼 흐름에 관여한 가르나초가 호러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최대한 흐름에는 관여하지 않도록 가르나초를 아이솔레이션 시켜주며
포로와의 1대1 구도를 계속해서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썩 좋지 않은 판단력과 어색한 동료 이용으로 기회를 대부분 살리지 못했다.
맨유는 실제로 전반전에만 빅찬스가 3회 있었으나 모두 놓쳐버렸다.
맨유의 전방 압박에 의해 애를 먹긴 했으나 토트넘에게도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맨유의 압박과 토트넘의 볼 방출을 위한 혼란 속에서 토트넘이 성공적으로 탈출한 경우
맨유의 열려있는 중원 공간과 동시에 사이드에는 1대1로 싸울 수 있는 손흥민과 쿨루셉스키가 위치해있었고 이 쪽으로 카운터를 치며 위협적인 장면을 생산해냈다.
후방에서의 탈압박은 메디슨과 비수마의 민첩한 드리블이 빛을 발했다.
맨유의 전방은 압박 시도 횟수와 달리 저지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또한 카세미루 조차 1라운드부터 폼이 올라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방에서 뚫리더라도 후방에서 1차적으로 끊어줄 수 있는 자원이 전무했다.
이러한 장면들은 후반전 양 팀의 양상이 바뀌는데 키 포인트가 된다.
2. 실수
전반전은 맨유가 비교적 유리하게 끌고갔고, 토트넘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두 팀의 구조가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전반전에 비해 맨유의 드리블 저지 실패와 턴오버가 급격하게 많아졌고 토트넘이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첫 실점 장면에서 맨유는 토트넘에게 소유권이 넘어가 수비 재정비를 위해 모든 자원이 하프라인 뒤로 넘어와 있었다.
이후 전환을 위해 포로가 터치라인에 있던 쿨루셉스키에게 길게 빼주었다.

이 장면에서 쇼와 가르나초 둘 다 판단이 아쉬웠는데, 1차적으로 가르나초가 빠르게 따라나가며 1차 저지를 못해준 점. 2차적으로 쇼가 수비라인을 좁게 유지해버려 계속해서 공간을 내어준 점이었다.
이 장면에서 오른쪽에는 클루셉스키외에 포로밖에 지원을 위해 사이드로 접근하지 않았다.
하프스페이스 방어를 위해 마운트가 수비 지원을 추가로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저지를 시도했으면 맨유에게는 다행스러운 결과가 있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이는 두 선수의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클루셉스키는 자유롭게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들어갔고 컷백을 통해 혼란을 야기하여 파페 사르의 골을 도울 수 있었다.
첫 실점 이후 맨유가 곧바로 골대를 맞추는 등 위협적인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기세는 이어졌다.
맨유의 턴오버는 가르나초와 안토니가 볼을 가질 때 자주 발생했는데
토트넘이 수비를 완전히 재정비하기 위해 내려서기 전에 볼을 탈취당해버려
오히려 사이드라인을 통한 카운터가 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손흥민이 마무리를 가져가지 않더라도 볼소유를 해주면
토트넘이 상대방 진영에서 지공을 진행할 수 있게되면서 다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게되었다.
토트넘은 후반전 맨유의 하프스페이스를 상당히 잘 공략했다.

특히나 우도지-메디슨-손흥민 + 비수마의 왼쪽 하프스페이스 공략이 매우 파괴적이었다.
손흥민과 우도지 모두 하프스페이스 링커에게 연결해주면 둘 다 박스안으로 뛰어들어가면서 맨유 수비진에 혼란을 주었고 효과적으로 마킹을 풀어내며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물론 이 경기에선 포로-사르-쿨루셉스키의 연결도 나쁘지 않았다.
맨유는 평소 완비사카-카세미루-안토니+브루노까지 사이드 수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날의 경우 완비사카를 제외하곤 세 선수 모두 후반 들어 저지력과 마킹 집중력까지 떨어지면서 계속 토트넘에게 당하는 장면이 많았다.
맨유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옐로카드 이슈가 있던 완비사카와 안좋은 모습을 보인 안토니, 가르나초를 빼고 달롯, 에릭센, 산초를 투입하였다.
이는 맨유가 공격적인 프레싱을 통한 숏카운터 보다는 지공을 통해 득점을 양산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실제로 토트넘의 압박 기조 변화도 영향을 끼쳤겠으나 맨유의 볼소유 시간은 확연하게 늘었다.
맨유는 교체 이후 저번 시즌과 같은 플레이를 구사했다. 안토니가 빠지고 브루노가 그 자리를 갔기 때문에 오른쪽 사이드에는 주로 달롯을 전진시켰고, 브루노가 안쪽으로 들어와
극단적일땐 에릭센 - 카세미루 - 브루노가 중원에서 볼을 돌리는 5-3-2의 진형을 만들었다.
확실히 상대방의 수비를 풀어가는 움직임, 패스가 좀 더 유려해졌고 파이널서드까지 볼을 좀 더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토트넘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도지, 히샬리송을 빼고 벤데이비스와 페리시치를 투입하며 수비와 왼쪽 윙의 활동량을 강화하였다.
그리고 단단한 수비력을 뽐내며 단 하나의 균열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하프스페이스를 전혀 내주지 않는 인상적인 수비를 보였다.

토트넘은 지공 수비시 4-5-1의 수비대형을 만들며 맨유의 공격작업을 사이드로 밀어냈다.
맨유 또한 사이드에서 하프스페이스를 이용한 공격을 잘 이용하기 때문에 토트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었는데, 비수마가 숫자싸움에 부지런히 참여해주며 하프스페이스 공간 자체를 틀어막았고
다시 맨유를 뒤로 물리게하며 팀의 골문을 단단하게 지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맨유는 사이드에서 볼을 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얼리크로스 밖에 없었고, 전방에는 박스 안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만들어줄 자원이 없었기 때문에 빈공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3. 정리
토트넘은 전반전 불안함이 있긴 했으나 후반전에는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맨유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특히 후방에서 비수마와 메디슨의 탈압박과 이후 이어지는 카운터에서 손흥민과 쿨루셉스키를 잘 이용하며 상대 수비가 스프린트를 통해 복귀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또한 상대방의 하프스페이스를 잘 공략함과 동시에 하프스페이스 수비도 뛰어났고 비카리오의 선방도 이를 더 빛나게 했다.
이제 토트넘은 전방압박이 뛰어나며 동시에 뛰어난 톱을 가진 강팀과도 맞붙으며 차례차례 증명하기만 하면 된다.
반면 맨유는 걱정거리가 많아졌다.
아직 어린 가르나초의 한계와, 안토니의 호러쇼 그리고 기량 저하인지 폼이 올라오지 않은 것인지 판단되지 않는 카세미루가 큰 문제점이 됐다.
가르나초는 판단력의 부족함과 팀 동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아이솔레이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안토니는 분명하게 전방에서의 볼 차단은 좋았으나 이를 턴오버로 바로 공을 다시 내주며 본인의 수비 기여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카세미루는 메디슨의 민첩함에 완전히 벗겨지며 상대방 역습의 1차 저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판단 미스를 자주하며 토트넘이 위험한 장면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이는 맨유 코칭스태프와 팬들 모두를 걱정시킬 수 밖에 없는 모습들이었고 1,2차전 모두 안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3라운드에서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들이 사용되지 않을지 예상된다.
'해외축구 경기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2/23 시즌 PL 32R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아스톤 빌라 경기 분석 (0) | 2023.06.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