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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경기분석

수비를 뚫기 위한 광주의 새로운 시도, 그리고 정호연

앞선 35R에서 광주는 인천에게서 공간을 효과적으로 빼앗아오지 못했고 (위 링크 참고)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활용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보였다.

인천전 광주의 크로스 시도 및 성공횟수

광주는 시즌 내내 내려앉은 상대의 공간을 뚫어내는데 꽤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로 상대방 박스 내에서 선수들의 경쟁력, 판단력, 과감함의 부족 등이 원인이 되었다.

필자는 공간을 점유하려는 광주가 파이널서드에서 내려앉은 수비를 상대할 때 고전하는 것을 보고 이정효 감독이 어떻게 이에 대처하는지에 항상 포커스를 맞췄다.

광주는 이번 시즌 세부적인 패턴이 주로 좌측에서 시행되고 우측에는 항상 부족함이 있었다. 아사니가 계속해서 1vs2 이상의 상황을 맞게되고 고립되면서 공을 뒤로 돌리고 다시 왼쪽으로 전환해 공격을 시도하는 장면이 오른쪽의 공간을 활용하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는 장면보다 훨씬 많았다.

즉, 광주를 사이드로 몰아내고 광주의 좌측을 상대하는 우측 수비의 구조만 제대로 잡아준다면 광주 스스로 고립되어 공격패턴이 단조로워지게 만들 수 있는것이다. 그 대표적인 경기가 35R의 인천전이었고 새로운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내려앉은 상대 수비를 어떻게 해체해야할지 필자 혼자서도 고민을 많이 해보았다. 최근에는 경기 시청 중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가는 대각선 패스가 생각한 것 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중 축구 전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관계주의(Relationism)'에 관한 칼럼을 읽게 되었는데 공간의 지배와 생성이란 것에만 집착했던 필자에게 새로운 시선과 방법을 제시하였다. 여러 용어들이 있었지만 얼핏 기억과 그림으로만 가지고 있던 것을 하나의 개념으로써 확립하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있다.

또한 이 칼럼을 읽은 후 광주vs대구 경기에서 보였던 몇몇 장면들이 스쳐가며 이정효 감독이 어떤것을 원했는지 알게되었고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그 장면들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칼럼의 내용과 용어들에 대해 예시와 함께 설명을 하고자 한다.

  • Ladder 구조
 

각각 1950년과 1958년 브라질 국가대표의 대각선 배치

Ladder 구조는 현 시점 유럽에서 구가하는 항목 중 하나인 '수적 우위'를 인식한 배치는 아니다.

다만 필드 전체에 이런 대각선 구조를 배치하여 팀이 상대방의 수비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파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아래 사진과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레미우 선수들이 만든 Ladder 구조

 

이 상황만 본다면 그레미우는 수적인 열세에 처해있고 공간을 점유해 공간적인 유리함을 끌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Ladder구조를 활용한 그레미우의 선수들

 

그러나 이 Ladder 구조를 형성하고 Toco y me voy(원투패스)와 Tabelas(전진하는 선수를 위해 파트너를 만들어주는 행동)를 활용해 수적 열세에 있던 상황에서 단 4번의 터치로 상대방의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혼란에 빠뜨리며 전진과 득점을 올린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하나 더 접목시켜 보자.

  • Corta Luz

이는 포르투갈어인데, 영어로 표현하자면 'Cut light'이고 이를 'Cutting the lights'로 이해하면 된다.

비슷한 말로는 '더미' 혹은 '페인트' 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이 Ladder 구조를 형성하고 toco y me voy와 tabelas를 활용하는것에 '속이는 동작'을 추가해 수비의 시선을 완전히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로이킨-요크-콜로 이어지는 정석적이자 고전적인 플레이

 

위 영상에서 보면 ladder 구조를 형성한 로이킨-요크-콜 3명이 Escadinha(Ladder 구조)-Toco y me voy-Tabelas에 Corta Luz를 가미해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완전히 부수는 것을 볼 수 있다.

로이킨이 보낸 패스를 요크가 페인팅을 통해 바르셀로나 수비진들에게 Corta Luz를 발생시켰다.

요크의 이 동작 하나로 수비진의 시선을 완전히 좁혀버리며 Toco y me voy-Tabelas를 더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이번 36R를 주의 깊게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광주는 이런 패턴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대구의 측면이 아닌 중앙 수비를 완전히 부수려 시도했다.

  • 광주의 Escadinha - Toco y me voy - Tabelas - Corta Luz

필자가 제목에 정호연을 쓴 이유는 정호연이 이 구조를 이해하고 수행하며 Corta Luz까지 발생시키려 한 것 뿐만 아니라, 이 구조와 평상 시 광주의 공간을 위한 포진을 정말 잘 섞어쓰며 판단력과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에서 생각 이상의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사니-정호연-허율의 Ladder 구조와 수행

 

 

정호연은 적극적으로 Ladder구조를 형성하며 대구의 수비를 끊임없이 괴롭히고자 했다.

위 장면에서도 Ladder 구조가 형성되자 아사니가 패스를 넣었고, 정호연이 페인트를 통해 허율에게 공을 전달 후 대구 수비의 시선을 허율쪽으로 집중시켰다. 아쉽게도 허율이 Tabela의 역할을 완벽하게는 수행해내지 못했으나 광주가 어떻게 대구의 수비를 공략할 것인지 잘보여준 장면 중 하나이다.

광주의 골 장면도 좀 더 종적인 Ladder 구조를 통해 만들어졌다.

출처: https://www.fmkorea.com/6382777921 아침하늘님 게시글

 

정호연의 대각 패스를 베카가 수비의 관여로 인해 방향을 바꾸며 바로 Toco y me voy로 전환했고, 이강현이 Tabela를 완벽하게 수행하여 베카에게 프리 찬스가 나게되었다. 베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깔끔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광주는 지속적으로 이 구조를 활용하고자 했다. 다만 선수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보이거나 연결에 실패하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후속으로 이어가지는 못했으나 계속해서 만드는 Ladder 구조
 
 

계속해서 자료를 보게되면 이 구조의 수행에는 항상 정호연이 참여해있다. 정호연은 비교적 이러한 자율적인 수행과 포지셔널을 위한 역할 수행을 끊임없이 번갈아가며 수행했다.

 

한 장면의 경우 결과는 실패였으나 이 시퀀스가 연속 두 번 발생하기도 했다.

 
 
 
 
 
순식간에 두 번 발생한 시퀀스

 

첫 장면에선 이희균과 엄지성이 Toco y me voy - Tabela를 수행했으나 수비를 효과적으로 끌어내지 못해 tabela를 수행한 엄지성이 그대로 볼을 끌고 새로운 시퀀스를 만들기 위해 이동했다.

이로 인해 정호연에게 공간이 발생했는데 정호연이 빠르게 파악 후 다시 한 번 시퀀스를 전개하며 대구 수비의 눈을 집중시켰다. 아쉽게도 이희균이 Tabela 역할을 수행하는데 실패하여 더 좋은 찬스는 나지 않았으나 연속적인 시퀀스와 역할의 스위칭이 보여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 마무리

비록 경기는 비겼으나 광주가 내려앉는 수비를 어떻게 뚫을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들고왔고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꽤나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다만 선수들이 조금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 경기도 순간적으로 처지며 단조로워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때문에 이정효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단에게 따끔한 말을 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텐백을 상대하기 위해 이정효 감독은 관계주의 패러다임에서 필요한 부분을 뽑아 새로운 방법론을 만들고자 하는 것 같다. 사실 포지셔널과 관계주의 사이에는 약간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상충하고 본인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 굉장히 기대가 된다.

 

 

 

 

*관계주의 관련 자료 출처: https://medium.com/@stirlingj1982/what-is-relationism-c98d6233d9c2

 

 

*경기 중계화면 출처: 쿠팡 플레이(저작권 문제 시 전술보드로 대체하겠습니다)